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차단하고 기술 전쟁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작년 10월부터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을 금지하는 규제를 해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화웨이가 내놓은 신형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SK하이닉스가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를 어긴 것인지, 이에대한 미국의 반응이 어떨지 관심이 모이는 상황입니다. 이에 이번 일이 왜 관심을 받는지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출시가 시사하는 점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최신형 스마트폰에 7나노급 반도체를 탑재하면서 중국 파운드리업체가 상당한 수준의 기술 자립을 이뤄냈다고 볼 수 있는데 7나노 공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필요하고, 반도체 장비는 미국의 제재 대상이기 때문에 EUV 없이 어떻게 중국이 자체적으로 7나노급 반도체를 만들었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이미 지난해 중국 가상통화 채굴업체에 공급된 SMIC 칩이 7나노 제품으로 파악된 바 있는데 SMIC가 EUV 없이도 이전 세대 기술인 심자외선(DUV) 장비를 고도화해 7나노 제품을 생산했고, 이번 화웨이 폰도 EUV 노광장비 대신 ASML의 DUV 노광장비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DUV는 EUV와 달리 두선 이상 작업을 반복하기 때문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으로 인해 수지타산을 맞추는게 쉽지 않으므로 중국이 정부 지원 없이 DUV를 활용해 7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미국을 자극한 것도 사실이고, 미국 상무부가 공식 조사에 착수한 만큼 향후 미국의 조치를 눈 여겨 봐야 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당황스러운 SK하이닉스
신형 화웨이폰의 7나노 이슈와 더불어 눈길을 끄는 것은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D램인 'LPDDR5'와 낸드가 발견됐는데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SK하이닉스가 화웨이와 거래를 했다면 SK하이닉스도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작년 10월에 미국 정부가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 반입을 금지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년 유예 조치를 받았었기 때문에 올 10월에 유예 조치를 연장하기 위해 미국과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예 중단이라는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사태를 인지하자마자 미국 상부무 산업안보국에 신고했고,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조치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도입된 이후에 화웨이와 거래하지 않고 있다고 적극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미 예견됐던 사태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결정했을 때 이미 중국이 규제를 우회할 방법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고, 이를 대비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어떤식으로든 중국은 우회방식을 찾아내려 했을 테니 지금 필요한 것은 미국의 규제 화살이 우리 기업으로 향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SK하이닉스 만의 일이 아니라 정부와 반도체업계가 원팀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우리 반도체 업계가 AI 산업 급성장으로 인해 HBM(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로 제2의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는 토대를 만든 만큼 변수에 흔들리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